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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목박사 특별기고]'주민소환 법률'의 문제점과 개정 필요성

갓생지인 2009. 5. 7. 21:31

[특별기고]'주민소환 법률'의 문제점과 개정 필요성

 

 

[김진목 정치학 박사]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07년 5월 25일부터 발효되었다. 그간 이 법률의 문제점이 무엇인 지를 살펴보고, 그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도 도입의 목적
이 법은 지방자치법 제20조의 규정에 의한 주민소환의 투표 청구권자, 청구요건, 절차 및 효력 등에 관해 규정하고, 지방자치에 관한 주민의 직접 참여를 확대하고 지방행정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제고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소환대상 사유의 미규정과 도입 과정 
그런데 이 법률을 살펴보면, 소환대상의 사유가 아예 규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소환대상 사유는 특정되지 않았고, 선출직 공직자의 모든 행위가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강력한 주민감시체제의 기틀을 만든 법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른 한편으로 선출직 공직자를 지나치게 압박해 소신정책 집행이나 주요한 정책 집행에 있어 주민의 눈치를 보게 되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법률이 제정되게 된 이유는 선출직 공직자들의 비리, 부패, 독선적 정책 집행 등으로 이러한 경우 바로 퇴출시킬 수 없는 법의 미비에서 비롯돼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당수 선출직 공직자들은 나름대로 소신껏 정책을 집행하고, 지역주민과 자치단체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당시 국회에 제출된 열린우리당 지병문 외 19명의 의원이 발의한 '선출직 지방공직자의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안' 제8조를 보면, 소환 이유에 대해 ①법령을 위반한 행위를 한 때 ②직무에 관한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현저히 태만히 한 때 등 4개 항목으로 규정을 했고, 한편 민주노동당 이영순 외 9명의 의원이 발의한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안'에는 그 소환대상 사유가 규정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본 법률은 후자의 법률안처럼 소환대상 사유를 규정하지 않았다. 이는 선출직 공직자의 정치적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면서 무한책임을 묻게 하는 장점이 있기도 하지만, 소환대상 사유의 부존재로 사소한 것이나 개인적인 불만을 이유로 이를 여론화해 선출직 공직자들을 난처하게 하려는 제도의 일탈이 우려되고 있다 할 것이다.


  

▲소환대상 사유의 특정과 주민소환 확정의 투표요건 완화 필요성  
오히려 이와 같이 무제한의 소환사유 보다는 일정한 소환대상 사유를 특정함으로써 이를 일탈한 선출직 공직자에게는 가차 없이 퇴출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소환 절차로는 최근 수년 내 지방자치단체의 재.보궐 선거의 투표율(2007.4.25 재.보궐 선거: 양천구청장 선거 투표율 25%, 송파구 제4선거구 시의원선거 투표율 13%,  2009.4.29 시흥시장 보궐선거 투표율 19.7%)을 감안한다면 주민소환 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1 이상(33.33% 이상)을 확보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듯 보인다. 따라서, 주민소환 확정의 투표 요건을 4분의 1이상(25%이상)으로 완화해 퇴출 대상자를 확실히 퇴출토록 하는 것이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에 보다 유익하다 할 것이다. 즉, 현재의 소환대상 사유의 무제한은 일 잘하는 선출직 공직자가 사소한 일로 소환제도에 시달릴 수 있으며, 한편 명백한 법령위반 행위나 직무의무위반 행위를 한 선출직 공직자는 오히려 그 주민소환의 투표 요건의 엄격화로 퇴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소신있고 성실한 선출직 보호 및 부패하고 무책임한 선출직 조속 퇴출 필요
이와 같이 소환대상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주민소환을 위한 투표 요건을 다소 완화함으로써 소신있고 성실한 선출직 공직자는 보호하며, 아울러 부패하고 무책임한 선출직 공직자는 조속히 퇴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법률 개정을 통해 주민소환제도의 본래의 목적을 실현하고, 제도의 오.남용을 막고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억제토록 함으로써 그 편익이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진목 정치학 박사

<일간투데이>-일간투데이기자